경쟁 도입이라는 명분 SRT는 2016년 '고속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명분으로 출범했다. 당시 정부는 독점 구조를 완화하면 요금 인하와 서비스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RT는 KTX보다 낮은 운임을 앞세워 이용객을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이용 구조를 보면 경쟁의 모습은 제한적이었다. KTX는 서울역, SRT는 수서역을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동일한 시간대에 두 열차를 놓고 선택하는 구조가 아니었다. 이용자는 가격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출발역에 따라 열차가 정해지는 상황을 반복해서 겪었다.
노선은 나뉘고, 평가는 갈렸다 노선 구조 역시 질문을 낳았다. 경부선·호남선 등 수요가 많은 구간은 SRT가 담당했고, 강릉선·중앙선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KTX가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SRT는 효율적이고, KTX는 적자"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그러나 이 적자가 운영 방식의 문제인지, 처음부터 수익성과 공공성을 분리한 구조의 결과인지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공공교통으로서 유지가 필요한 노선을 떠안은 쪽의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적자 책임만 공기업에 귀속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좌석난이 남긴 신호 SRT의 만성적인 좌석 부족 문제는 이 구조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수서역 출발 수요는 빠르게 늘었지만 좌석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한 달 전 예약이 아니면 어렵다"는 말이 관행처럼 자리 잡은 배경이다.
좌석난은 단순한 운영 문제라기보다, 분리된 구조가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럼에도 구조 자체에 대한 조정은 뒤로 밀렸고, 불편은 누적됐다.
이제 통합…질문은 남는다 정부는 교차 운행, 예매 시스템 통합, 일부 노선과 역에 대한 열차 재배치 등을 통해 불편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분리 체계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인정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통합이 곧바로 모든 논란을 정리해 주는 것은 아니다. 요금 결정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어떤 원칙으로 유지되는지, 통합 이후 공공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KTX·SRT 통합은 편의 개선의 출발점일 수 있다. 동시에 지난 9년간 이어진 분리 실험이 무엇을 남겼는지, 그리고 고속철도를 어떤 가치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 꺼내 든 계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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