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뉴스=임새벽 대표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백악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수잔 모나레스 국장을 해임했다. 공식 이유는 "대통령 어젠다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지만, 실제 배경은 백신 권고를 둘러싼 갈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나레스의 해임은 즉각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최고 의료책임자 데브라 하우리, 호흡기·면역 질환 총괄 디메트리 다스칼라키스, 신종감염병 센터장 댄 저니건 등 고위 간부들이 일제히 사직했다. 미국 공중보건 정책의 독립성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RFK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했다. 그는 지난 6월 CDC의 핵심 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위원 전원을 교체하며 논란을 불러왔다. 일부 위원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해온 인사들로, 가을 회의에서는 코로나19와 B형간염, RSV 등 주요 백신 권고가 재검토될 예정이다. 절차적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적 개입이 과학적 판단을 압도하는 장면도 드러났다. RFK Jr.는 홍역 치료 지침에 '비타민 A'를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개발도상국 영양실조 아동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쓰이는 보조 요법이지만, 백신을 대체할 근거는 부족하다. CDC는 뒤늦게 '독성 위험 경고'를 붙였지만 내부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CDC의 조직 상황은 이미 불안정했다. 8월 초 애틀랜타 본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고, 뒤이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었다. 이번 국장 해임과 고위진 사직은 이러한 불안에 불을 붙인 셈이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모나레스 측은 "상원 인준직 해임은 대통령의 직접 서명이 필요하다"며 법적 효력을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상원 보건위원회는 청문회를 예고했고, 공화·민주 양당 모두 조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백악관은 후임으로 짐 오닐 보건복지부 부장관을 임시 국장에 내정했지만, 그의 규제 완화 성향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는 한국에도 함의를 갖는다. 미국 CDC의 권고는 국제 보건 지침과 연계돼 각국 접종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과학적 합의가 정치 논리에 흔들리면 접종률 저하와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훈이 크다. 한국 방역당국이 과학적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공중보건 정책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며 "정치와 과학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국제적 파장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태가 향후 미국과 세계의 백신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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