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민간인 학살 및 과거사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며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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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상임의장 윤호상)가 28일 대통령 집무실 건너편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과거사법 재개정 등을 촉구했다.
6월 8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 파비안 살비올리(Fabian Salvioli) 유엔 진실정의 특별보고관은 과거사 관련 정부 부처와 국회의원, 일제 강제동원과 성노예 등 과거사 관련 피해자(유족 포함)와 단체 등을 면담하고 선감학원, 대전 골령골 현장을 방문하는 등 한국 사회의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했다.
그는 1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제1차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9월 열릴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한국 방문조사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 보고서에 과거사 피해자 단체들의 호소에 응답하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권고가 포함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국유족회와 시민단체들은 "파비안 살비올리 특별보고관은 과거사의 해결은 '국가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라고 규정했다"라면서 "과거사의 해결만이 공정과 상식으로 통하는 길이며 국민대통합의 선결조건이다. 올바른 과거사 해결은 미래로 향하는 힘찬 발걸음이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과거사 해결로부터 이루어진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에서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용기와 신념으로 선제적으로 과거사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한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불세출의 영웅이 되실 것을 확신한다"라며 "모든 국민을 품속에 안아주는 지도자로서 국민 대통합의 새 역사를 개척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윤호상 상임의장은 "정부와 국회, 진실화해위원회가 한마음으로 유족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송운학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상임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 강조하신 '자유'가 국가가 자기 존립 근거를 무시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파괴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하면서 "그게 아니라면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문제 등 과거사 관련 피해 문제 해결을 최우선 선결과제로 설정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배상과 보상을 위한 자금이 문제라면 슬기로운 국민께 공모해 국민 대다수가 납득하고 수용할 만한 방안 등을 마련하라"면서 "국가 귀책사유로 국민이 피해를 본 사건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달라"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한충목 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및 백경진 제주4.3유족회 상임이사 등이 연대사를 통해 협력 의지를 밝혔다.
기자회견문에는 여순10.19범국민연대, ㈔코발트광산민간인학살유족회,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위원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추모연대의문사특별위원회, 선감학원진실규명추진위원회, 개혁연대민생행동, 공익감시 민권회의, 국민주권개헌행동, 사람일보 등이 단체명을 올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유엔 진실정의 특별보고관의 방한과 공식 조사 및 기자회견 등이 계기로 작용했다. 하지만 과거사법을 재개정하고자 70세 이상 되는 전국피학살 유족회원들은 총 888회에 달하는 1인 시위를 국회 정문 앞에서 전개해 왔다.
전국피학살유족회는 ▲피해 유족에 대한 국가의 배·보상 ▲국가폭력에 대한 소멸시효 및 공소시효 배제 ▲전쟁 시 민간학살 방지법(재발방지법) 제정 ▲가해자 처벌 등을 촉구하며 지속적으로 1인 시위를 이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