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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칼럼] 월드컵까지 품은 로드리, 이제 문제는 '그다음'

월드컵·유로·챔피언스리그·발롱도르 모두 품어…부상과 대체자 부재는 새 위험

이창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7/31 [15:32]

[이창희 칼럼] 월드컵까지 품은 로드리, 이제 문제는 '그다음'

월드컵·유로·챔피언스리그·발롱도르 모두 품어…부상과 대체자 부재는 새 위험

이창희 기자 | 입력 : 2026/07/31 [15:32]

이창희 기자

[원뉴스=이창희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2019년 여름 로드리를 영입한 목적은 분명했다. 당시 23세였던 로드리에게 선수단의 유일한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페르난지뉴의 뒤를 맡겼다. 맨시티도 로드리를 페르난지뉴의 장기적인 후계자로 평가했다.

 

당시 맨시티 중원에는 공격적인 재능이 넘쳤다.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더브라위너가 창의적인 패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일카이 귄도안은 볼 운반과 연계, 페널티지역 침투를 맡았다. 베르나르두 실바도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연결했다.

 

문제는 이들의 뒤를 지킬 선수였다. 상대 역습을 끊고 수비진 앞 공간을 보호하면서 후방 빌드업까지 책임지는 역할은 페르난지뉴에게 집중됐다. 귄도안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설 수 있었지만 중원의 수비 균형을 전담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페르난지뉴는 로드리가 합류할 당시 만 34세였다. 맨시티에는 창의성을 더할 미드필더보다 공격 자원들이 자유롭게 전진할 수 있도록 뒤를 지킬 새로운 중심축이 필요했다. 수비 안정과 세대교체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 로드리였다.

 

로드리가 처음부터 페르난지뉴를 완벽하게 대신한 것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공수 전환과 펩 과르디올라의 위치 전술에 적응해야 했다. 페르난지뉴가 기동력과 빠른 판단으로 위험을 제거했다면 로드리는 체격과 위치 선정, 볼 소유 능력을 앞세워 위험이 커지기 전에 경기를 통제했다.

 

적응을 마친 로드리는 후계자의 범주를 넘어섰다. 수비진 앞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방 빌드업을 주도했으며, 상대 압박을 벗어난 뒤 전진 패스로 공격 방향을 정했다. 동료들이 전진하면 빈 공간을 메우고 공을 잃은 직후에는 상대의 첫 번째 역습 경로를 차단했다.

 

로드리의 존재는 맨시티가 높은 수비선을 유지하며 상대 진영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기반이 됐다. 필요할 때는 직접 공격지역까지 전진했다. 2022-2023시즌 인터 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결승골을 넣어 맨시티의 첫 대회 우승과 트레블을 완성했고, 결승전 최우수선수와 대회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대표팀에서도 영향력은 이어졌다. 로드리는 스페인의 2024 유럽축구선수권 우승을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으며 같은 해 남자 발롱도르를 받았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는 주장으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까지 차지했다.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발롱도르까지 더한 이력은 로드리를 역대 최고 미드필더를 논할 수 있는 위치로 끌어올렸다. 월드컵과 유러피언컵 또는 챔피언스리그, 발롱도르를 모두 차지한 선수는 축구 역사에서도 소수에 불과하다.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의 업적을 넘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를 2018 월드컵 준우승과 2022 월드컵 3위로 이끌었고, 크로스는 독일의 2014 월드컵 우승과 통산 여섯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장기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는 점에서도 두 선수의 이력은 독보적이다.

 

다만 로드리는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우승, 두 대회 최우수선수, 챔피언스리그와 발롱도르를 모두 보유했다. 우승의 범위와 개인의 기여도를 함께 놓고 보면 모드리치, 크로스와 나란히 당대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 미드필더를 논할 반열에 올랐다.

 

이제 맨시티와 스페인은 로드리의 성장 과정과 정반대의 문제를 마주했다. 페르난지뉴의 후계자로 합류했던 로드리가 만 30세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후계자를 준비해야 하지만 그의 역할 전체를 대신할 선수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대체 후보는 있다. 맨시티에는 니코 곤살레스가 있고 스페인에는 마르틴 수비멘디가 있다. 그러나 수비진을 보호하면서 빌드업을 시작하고, 압박을 벗어난 뒤 경기 속도까지 조절하는 로드리의 기능을 같은 수준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맨시티도 니코 곤살레스를 로드리의 단순한 대체자보다 중원에서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보고 있다.

 

부상 이력은 위험을 키운다. 로드리는 2024년 무릎 인대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장기간 이탈한 뒤 복귀했으며, 2026 월드컵을 마친 뒤에는 허리 통증으로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맨시티는 재활 기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당분간 출전 시간 관리가 불가피해졌다.

 

로드리가 빠진다는 것은 주전 미드필더 한 명이 제외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수비 조직과 공격 전개, 경기 운영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축이 사라진다. 맨시티와 스페인이 그의 역할을 온전히 대신할 선수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은 두 팀의 위험인 동시에 로드리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페르난지뉴의 후계자로 출발한 로드리는 7년 만에 자신의 후계자를 찾기 어려운 선수가 됐다. 위대한 선수의 가치는 들어 올린 우승컵뿐 아니라 그가 빠졌을 때 생기는 공백에서도 드러난다. 이제 로드리를 ‘세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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