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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55개국, FIFA 대회 보이콧 결의…월드컵 지분 매각안에 정면 반발

FIFA, 대회 상업권 운영 자회사 설립해 외부 투자 유치 추진
UEFA "계획 철회·재추진 방지 보장 전까지 모든 FIFA 대회 불참"
FIFA는 지배구조·경기 운영 권한 유지 강조…세계 축구계 갈등 확산

임새벽 기자 | 기사입력 2026/07/31 [14:40]

유럽 55개국, FIFA 대회 보이콧 결의…월드컵 지분 매각안에 정면 반발

FIFA, 대회 상업권 운영 자회사 설립해 외부 투자 유치 추진
UEFA "계획 철회·재추진 방지 보장 전까지 모든 FIFA 대회 불참"
FIFA는 지배구조·경기 운영 권한 유지 강조…세계 축구계 갈등 확산

임새벽 기자 | 입력 : 2026/07/31 [14:40]

월드컵 트로피를 사이에 두고 FIFA의 외부 투자 유치 구상과 UEFA 55개 회원국의 보이콧 결의가 맞서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구성했다. / AI 생성 이미지=원뉴스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 55개 회원국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등 주요 대회 관련 사업에 외부 투자자를 참여시키려는 계획에 반발해 FIFA 주관 대회를 보이콧하기로 결의했다. FIFA가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향후 대회와 지배구조에 사적 자본을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구속력 있는 보장을 내놓을 때까지 유럽 국가대표팀이 FIFA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결정이다.

 

FIFA는 지난 28일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IFA Forward Enterprise·FFE)라는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회원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FIFA는 이 자회사가 방송권과 후원사업 등 상업 부문과 대회 운영 기능을 통합하며, 승인될 경우 앞으로 4년간 축구 발전기금을 1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IFA의 설명에 따르면 FFE는 FIFA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자회사다. FIFA는 축구 행정과 대회 규정, 경기 일정, 스포츠 관련 의사결정 권한은 계속 독점적으로 보유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외부 투자자에게 새 회사의 일부 지분을 넘기는 구상이 포함되면서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대회의 상업적 권리에 민간 자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Reuters와 AP에 따르면 FIFA가 검토하는 FFE의 기업가치는 약 200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외부 투자자에게 최대 20%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FFE는 월드컵과 클럽월드컵을 포함한 FIFA 대회의 상업·행사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로 제시됐다.

 

UEFA와 55개 회원국은 30일 화상회의를 열고 FIFA의 계획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UEFA는 월드컵과 FIFA 대회의 소유 지분을 사적 투자자에게 넘기는 것은 축구계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것이라며, FIFA가 계획을 완전히 철회할 때까지 모든 FIFA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의 결정은 단순한 반대 성명을 넘어 실제 대회 불참을 조건으로 내건 집단행동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유럽 국가대표팀이 빠질 경우 남녀 월드컵과 연령별 대회 등 FIFA가 운영하는 주요 국제대회의 경쟁력과 방송·후원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FIFA는 계획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211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협의를 시작한 단계라는 입장이다. FIFA는 회원국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승인, 수정 또는 거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협의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외부 투자자가 참여하더라도 FIFA가 대회 운영과 축구 관련 의사결정 권한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럽뿐 아니라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도 협의와 투명성이 부족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AP는 FIFA가 대륙별 연맹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채 계획을 공개했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IFA는 FFE를 통해 방송권과 후원사업의 가치를 높이고 각국 축구협회에 더 많은 발전기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UEFA는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를 투자상품으로 다루기 시작하면 수익성과 투자자 요구가 경기 운영과 대회 구조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축구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 회원국이자 AFC 소속으로 FIFA 지원사업과 각종 국제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FIFA는 올해 한국의 국가대표 훈련센터 조성에도 기존 FIFA 포워드 프로그램이 활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FFE 계획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쟁점은 FIFA가 FFE의 지분 구조와 투자자의 권한, 의사결정 방식, 수익 배분 구조를 얼마나 공개할지에 모인다. UEFA가 보이콧 철회의 조건으로 계획의 전면 폐기와 재추진 방지 보장을 요구하고 있어 FIFA가 일부 조건을 수정하는 수준으로는 갈등을 해소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는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축구대회의 상업적 가치를 확대하려는 FIFA와, 대회의 공공성과 축구 행정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유럽 축구계가 정면으로 충돌한 사건이다. FIFA가 회원국 협의를 강행할지, 투자 유치 계획을 수정하거나 철회할지에 따라 세계 축구 거버넌스의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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