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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경기도민에게 감사와 퇴임 소회를 전하며 페이스북에 공개한 자필 메시지. ©김동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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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뉴스=전영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마지막 인사는 두 방향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민에게는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의 편지를 남겼고, 경기도청 직원들에게는 직접 진행한 퇴근길 청내방송으로 작별을 고했다.
밖으로 향한 글은 담담했고, 청사 안으로 흐른 목소리는 따뜻했다. 두 메시지를 관통한 것은 성과보다 감사, 권한보다 인연이었다.
김 지사는 임기 마지막 날인 30일 청내방송의 일일 진행자로 나섰다. 첫 곡으로 직접 고른 노래는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였다. 삶에서 마주하는 질문과 실패, 고뇌를 지나 결국 답을 찾아가는 노래다.
그는 노래가 끝난 뒤 "오늘은 제 임기 마지막 날이며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난 4년 동안 가슴 벅찬 성과도 있었지만 어려움과 좌절도 함께 겪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마지막 방송에서 그가 앞세운 것은 정책명이나 숫자로 정리된 업적이 아니었다. 1420만 경기도민과 31개 시군, 그리고 1만6000명의 경기도청·소방본부 직원들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그는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과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보낸 모든 순간을 사랑했다"며 직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자신의 비전을 정책으로 만들고 실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마지막에 꺼낸 기억도 거창한 행정 성과보다 사람의 표정이 남아 있는 장면들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임신한 직원을 축하하기 위해 부서를 찾아가 피자를 건넸던 일, 광교마루에서 직원들과 식판을 들고 줄을 서며 안부를 나눴던 점심시간을 떠올렸다.
100조 원 투자유치를 목표로 직원들과 세계 각지를 돌며 신발 밑창이 닳도록 뛰었던 기억도 언급했다. 수해와 재난 현장에서 땀과 눈물을 함께 흘리며 피해를 수습하고 도민을 위로했던 순간도 빼놓지 않았다.
행정은 보고서와 지표로 기록되지만, 조직이 기억하는 시간은 대개 이런 장면으로 남는다. 김 지사가 마지막 방송에서 성과 목록보다 직원들과 나눈 일상을 길게 말한 것도 민선8기 경기도정을 함께 만든 주체가 자신 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경기도민을 향한 마지막 페이스북 글은 한층 절제돼 있었다.
김 지사는 "오래전부터 감사할 줄 알고, 물러날 때를 아는 공직자가 되기를 소망했다"며 이제 평범한 시민이자 '자유인'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떠난다는 표현 뒤에는 다음 행보에 대한 의지도 담겼다. 자리를 내려놓더라도 우리 경제와 사회의 발전, 사회 변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자신의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유쾌한 반란'은 김 지사가 공직과 정치 과정에서 꾸준히 사용해 온 표현이다. 현실의 제약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혀왔다. 그는 도지사로서의 마지막 글에서도 같은 말을 남기며 퇴임을 끝이 아닌 다음 도전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청내방송의 마지막 곡은 토이의 '뜨거운 안녕'이었다.
김 지사는 소중했던 사람과 찬란했던 시간을 떠나보내는 노랫말을 빌려 직원들에게 인사했다. 공식 석상에서의 이임사보다 음악과 개인적인 기억을 선택한 작별이었다.
지난 4년의 경기도정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정책의 성과와 한계, 정치적 선택에 대한 판단도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
다만 임기 마지막 날 김 지사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리는 끝나도 관계는 남고, 공직은 떠나도 시민으로서의 책임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는 함께한 1461일을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했다. 7월 1일부터 김동연은 더 이상 경기도지사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 말했듯 새로운 문 앞에 선 '자유인'으로서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준비하게 됐다.
마지막 퇴근길에 울려 퍼진 두 곡은 그래서 단순한 선곡이 아니었다. '바람의 노래'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질문이었다면, '뜨거운 안녕'은 다음 길로 향하기 위한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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