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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이 서울시의회 부의장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 공보물을 들어 보이며 주요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임새벽 대표기자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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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뉴스=전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의 공약은 한마디로 '강한 의장론'에 맞춰져 있다. 단순히 오세훈 서울시정을 견제하겠다는 정치적 구호를 넘어, 의장실을 중심으로 의원 정책지원, 공약 관리, 의회 감사 독립, 시민 안전 현안 규명까지 묶어 서울시의회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 부의장은 지난 25일 서울시의회 부의장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금은 관리형 의장이 아니라 오세훈 시장을 정책적·정무적으로 맞상대할 수 있는 의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발목잡기 위한 의회가 아니라 잘못된 시정에는 확실히 견제하고,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에는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장 선거에서 김 부의장이 내세운 핵심 메시지는 선명하다. 의장이 본회의 사회와 원 구성 조율에 머무르지 않고, 서울시정 견제와 동료 의원의 공약 이행, 의회 독립성 강화, 시민 안전 현안 조사까지 직접 챙기는 '대응형 의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의 공약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서울시의원 1명, 정책지원관 1명'을 목표로 한 1인 1보좌관제다. 김 부의장은 공보물에서 임기 개시 즉시 공동 보좌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임기 1년 차에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추진하며, 임기 2년 차에는 전담 보좌관 완전 배치를 이루겠다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 부의장은 간담회에서 "서울시의원 한 명이 다루는 예산 규모가 기초자치단체장 수준을 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도 의원을 지원하는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면 예산 감시와 정책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산하 출자·출연기관까지 포함하면 서울시의회가 감시해야 할 예산과 정책 범위는 방대하다. 이 때문에 정책지원관 확대는 단순한 의원 편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세금 감시 역량과 직결된다는 것이 김 부의장의 주장이다.
다만 이 공약은 시민 눈높이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1인 1보좌관제가 '의원 특권 확대'로 비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보좌 인력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아니라, 그 인력이 실제로 예산 감시·조례 검토·행정사무감사·지역 현안 분석에 투입되는지 여부다.
김 부의장의 두 번째 승부수는 '80명 의원 공약 추진 지원단'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80명의 지역공약을 의장실 차원에서 관리하고, 서울시와 정책 협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오세훈 시장도 선출직이고 서울시의원도 선출직"이라며 "시의원들이 지역 주민에게 약속한 공약이 예산 시즌에만 논의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실에 의원 공약 상황판을 두고, 공약추진지원단을 통해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구상은 의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흡인력을 가질 수 있다. 의장 선거에서 동료 의원들이 가장 크게 관심을 두는 부분은 자신의 지역공약이 실제 서울시 예산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김 부의장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의장실 권한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검토 대상이다. 의장실이 80명 의원의 공약을 관리한다는 것은 의회 정책 조정 기능을 강화한다는 의미이지만, 반대로 상임위원회 중심주의와 개별 의원의 자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공약추진지원단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의장실 독주가 아니라 상임위, 원내지도부, 서울시 집행부가 함께 참여하는 투명한 운영 구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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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이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오세훈 시정 견제와 서울시의회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새벽 대표기자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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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의장은 의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서울시의회 독립 감사기구' 설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인사권은 독립됐지만, 의회 사무처 직원에 대한 감사·감독 권한이 여전히 서울시에 남아 있는 구조는 완전한 독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는 "인사권 독립이 됐다고 하지만 사무처 직원들이 서울시 감사의 감독을 받는다면 온전한 의회 독립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서울시의회가 자체적으로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스스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공약은 의회 독립성과 의회 통제라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집행부로부터 의회를 분리하는 동시에, 의회 내부의 청렴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은 과거 구속 수감 의원 의정활동비 지급 중단 제도와 서울시 산하 공기업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자신이 주도한 의회 개혁 사례로 제시했다.
오세훈 시정에 대한 견제 의제도 구체화됐다. 김 부의장은 한강버스, 대관람차, 서울달 등 대규모 시설 중심 사업을 '전시성·낭비성 토목 행정'으로 규정하며 재정 책임성과 공공성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특히 SH공사가 주거복지 전담 기관임에도 한강버스 관련 대출, 대관람차 민자사업 지분 참여, 세빛섬 관리 등 비주거복지 사업에 관여하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김 부의장은 "SH는 서민 주거복지를 전담해야 할 기관"이라며 "주거복지 본연의 역할보다 전시성 사업에 공기업 자원이 흘러가는 구조는 의회가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의장은 오세훈 시정의 모든 정책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재개발·재건축 정책에 대해서는 신속통합기획과 통합심의가 절차를 줄였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간 주도 정비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의 재산권과 직결된 만큼 행정권력이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면서도 "민간 주도 개발만으로는 서민 주거복지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부의장은 "오세훈 시장의 민간 주도 개발과 정부의 공공 주도 공급 정책은 양 날개처럼 함께 가야 한다"며 "청년, 신혼부부, 서민을 위한 주거복지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TBS 정상화도 김 부의장이 전면에 내세운 공약이다. 그는 TBS 지원 폐지 조례 이후 남은 직원들이 임금 체불과 송출료 부담 등 생계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의장이 되면 TBS 정상화 조례를 우선 발의하고, 시민·전문가·언론계가 참여하는 논의 구조를 통해 공익방송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김 부의장은 "특정 프로그램의 편향성 논란을 이유로 공익방송 기관 전체의 생명줄을 끊는 것은 과도하다"며 "선 정상화, 후 정체성 확립의 순서로 시민에게 필요한 공익방송 모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 안전 현안에 대해서는 행정조사권 발동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부의장은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와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의혹 등 11대 의회에서 충분히 규명되지 못한 사안에 대해 "필요하다면 행정조사권을 발동해 책임 소재를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행정조사권은 일반 특별위원회보다 강한 출석 요구와 자료 요구 권한을 갖는다. 김 부의장이 이 카드를 꺼낸 것은 '강한 의장론'을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실제 의회 권한 행사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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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이 "발목잡기 위한 의회가 아니라 잘못된 시정에는 확실히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의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새벽 대표기자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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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의장의 공약은 분명 강한 의회를 지향한다. 1인 1보좌관제는 의원의 정책 역량을 키우는 장치이고, 공약추진지원단은 지역공약 이행을 의장실이 챙기겠다는 약속이다. 독립 감사기구는 의회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제안이다. TBS 정상화와 행정조사권 발동은 11대 의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공공성·안전 의제를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다.
하지만 강한 의회가 곧 강한 의장실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의장실의 조정 기능이 강화될수록 상임위원회 중심 운영, 의원 자율성, 시민에게 공개되는 의사결정 구조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김 부의장의 '강한 의장론'이 의회 권한 강화로 평가받을지, 의장실 중심 운영으로 비칠지는 결국 제도 설계와 운영 방식에 달려 있다.
오는 29일 예정된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의회 다수 의석을 확보한 이후 의회 운영 방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다. 기호 2번 김인제가 내세운 공약은 오세훈 시정 견제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넘어, 서울시의회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민 권한을 대리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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