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권력이동①] 워너·CJ도 무릎 꿇었다…넷플릭스로 향하는 '어제의 적''콘텐츠 제국' 워너브라더스, 재정난에 빗장 풀어…자존심 버리고 실리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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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권력이 '독점'에서 '개방'으로 이동하며 기존 거대 기업들이 넷플릭스와 협력하고 있다. ©원뉴스(AI 생성 일러스트) |
[원뉴스=이창희 기자] 글로벌 미디어 지형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할리우드의 상징적 스튜디오인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 Discovery)가 자사의 자존심과도 같은 HBO 간판 드라마와 주요 영화 라이선스를 넷플릭스에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CJ ENM 산하 핵심 제작 레이블 '에그이즈커밍'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오랜 기간 콘텐츠 제국들이 쌓아 올린 '배타적 독점'의 벽이 무너진 것이다.
HBO는 그동안 프리미엄 드라마의 '성역(Sanctuary)'으로 불려왔다.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유포리아' 같은 걸작들은 자사 플랫폼인 MAX(구 HBO Max)의 독점적 지위를 지키는 무기였다. 그러나 부채 증가와 천문학적인 제작비 부담이라는 현실 앞에서 워너브라더스는 빗장을 풀었다. 핵심 IP를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에 공급해 수익을 확보하는 실리적 결정을 내렸다.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도 유사한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나영석 PD 사단이 이끄는 에그이즈커밍은 최근 아프리카 케냐를 배경으로 한 신규 예능 프로젝트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티빙(TVING)의 킬러 콘텐츠이자 핵심 경쟁력이었던 '나영석 유니버스'가 외부 플랫폼, 그것도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넷플릭스로 확장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일회성 협업을 넘어선다. 글로벌 제작사와 방송사들이 이제 넷플릭스를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콘텐츠의 '최종 소비지'이자 가장 확실한 '우선 배급망'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자체 플랫폼을 고집하던 폐쇄적 전략은 폐기됐고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서가 미디어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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