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Z세대 혁명, SNS 금지 시위에서 정권 붕괴까지 일주일올리 총리 사임·카르키 전 대법원장 임시 총리 추대… 72명 사망, 조기 총선 확정
사태는 지난 8일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작됐다. 정부가 '가짜뉴스 방지'를 이유로 페이스북, 유튜브 등 26개 SNS를 차단하자 청년층이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는 "부패를 척결하라, SNS가 아니라"를 외치며 정부의 조치를 강하게 규탄했다.
SNS 차단은 표면적 원인이었지만, 그 배경에는 고위층 자녀들의 특권 의식(네포키즈), 만연한 족벌주의와 부패, 청년실업률 20%에 달하는 사회적 불만이 자리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외신에 "이것은 인스타그램을 되찾는 싸움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되찾기 위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평화 시위였으나,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최소 19명이 숨지면서 시위는 폭력적으로 격화됐다. 시위대는 총리 공관과 의회 청사에 불을 질렀고, 람 찬드라 파우델 대통령은 군 헬기 편으로 긴급 대피했다.
올리 총리가 9일 전격 사임을 발표했지만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위대는 전직 총리 부부를 폭행하고 교도소를 습격해 수감자를 탈출시키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시위대의 조직 방식도 주목됐다. 메신저 앱 '디스코드'와 인스타그램을 지휘본부로 활용하며, 디스코드 투표를 통해 부패 척결 상징으로 꼽히는 카르키 전 대법원장을 임시 총리 후보로 선출했다. 파우델 대통령이 12일 이를 공식 임명하면서 혁명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후 의회가 해산되고 내년 3월 5일 조기 총선이 확정되면서 시위는 진정세를 보였다.
이번 사태로 최소 72명이 숨지고 2113명이 다쳤다. 임시 정부는 희생자 보상과 부상자 치료 지원 방안을 내놨다. 시민들은 거리 청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질서 회복에 동참하고 있다.
국제사회 반응은 엇갈렸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네팔의 새로운 새벽"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중국은 "사회 안정을 조속히 회복하길 바란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네팔 Z세대 혁명'은 낡은 정치 시스템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분노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어떻게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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